본문 바로가기

쓰기

2025.11.01 14:59

대학생 때가 좋았지

218.*.202.* 조회 수 1 추천 수 0 댓글 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학점 열심히 챙기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로붕이들이 난 아닌데?하면서 헐레벌떡 들어올 제목일 것이다.

그런데 난 진짜 대학생때가 좋았다고 종종 생각한다.

뭐 마냥 좋았던 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들으면 으... 할 만한 시간이다.

 

그런데 대학 입학 후에는 고등학생 때가 좋았다고 생각한 적 없니?

아 물론 고3때는 좀 아니었겠지

그리고 로스쿨 졸업생들도 로스쿨 생활은 안 그리워하는 것 같더라

 

고등학생 때는 중학생 때가 좋았다고 그 어린 마음으로도 생각했을 거고,

중학생 때도 초딩이었을 때가 좋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많이들?

 

얘기 들어보면 30대 형님들도 20대 때가 좋았다고 많이들 생각하는 것 같고

그 이후도 대부분 그러는 것 같다.

 

이 얘기가 내가 처음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는 들어본 말이겠지만, 로붕쿤의 삶은 돌이켜 보면 언제나 대부분은 좋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래서 지금 내게 주어진 작은 돈, 맛있는 한끼 식사, 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오는 소소한 성취감들은 다시 생각해보면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그 자체로 완전한 행복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최고고.

 

내가 X도 오래 산 것도 아니지만, 삶은 끝까지 주관이라는 건 알았는데 그 주관이라는 것이 너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여자의 오르가즘이 어떤 강력한 느낌인지 너무 궁금하지만, 앞으로도 정확히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여자들도 똑같을 것이고. 뇌가 완전히 정복된다면 가능할까?

 

여하튼 하고싶은 말은 가끔씩은 과도한 비교와 서열질에서 좀 벗어나서 씨바 즐거운 마음으로 좀 살자는거다. 비꼬고 후려지기 좀 하지 말고... 태어나서 나는 내 삶을 살고 너는 너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데 나와 너는 서로의 짐과 행복, 그 주관적 세계를 절대로 정확히 알 수 없다.

 

저명한 현대의 법철학자 드워킨은 인간의 가치는 산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수행으로서의 가치에 있다고 했다. 대충 내용이 그랬던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면, 침팬지가 물감으로 미적 쾌감을 주는 그림을 우연히 칠했더라도 그것은 경외감을 들게 하지 않는다. 그냥 신기하고, 포토 스팟이 되거나. 하지만 평생을 미의 탐구에 바친 화가가 비슷한 그림을 '그려냈다'는 것에 우리는 경외감을 느끼고 찬사를 보낸다는 것이다.

 

로붕이가 이뤄낸 것이 산물로서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떨어졌을 수도 있고.. 그러나 로붕이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그 수행으로서의 가치는 완전할 것이다. 우리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좀 누가 안 알아주면 어떠냐. 어차피 아무도 각자의 온전한 세계는 모른다.

 

하고 싶은 말은, 여기의 대부분 로붕이의 삶은 누군가 부러워하고 있을 만한 충분히 잘 살았을 삶일 것이다. 앞으로도 비교 서열질은 끝이 없겠지만, 그래도 올려칠 것도 후려칠 것도, 비꼴 것도 없다. 진심인데 다들 잘났으니까 서로 그만들 싸우자.

 

그냥 요즘 시간이 나서 눈팅 많이 하다가/ 오늘 아침에 든 생각이다. 아 그리고 나는 내년에 입시 한번 더 한다^^

 

 

 

?
  • ?
    장승업 2025.11.01 14:59 (218.*.202.*) 작성자
    홧팅
  • ?
    네네 2025.11.01 14:59 (218.*.202.*) 작성자
    멋진 걸..
  • ?
    메르 2025.11.01 14:59 (218.*.202.*) 작성자
    수행으로서의 가치 얘기해줘서 고맙다 글쓴이도 화이팅
  • ?
    ㅇㄱㅇ 2025.11.01 14:59 (218.*.202.*) 작성자
    로갤에서 간만에 괜찮은 글 보는듯. 글쓴이 화이팅!
  • ?
    2025.11.01 14:59 (218.*.202.*) 작성자
    화이팅
  • ?
    루돌프 2025.11.01 15:00 (218.*.202.*) 작성자
    고맙다 사실 이건 나를 위로하는 글이기도 해ㅋㅋ
  • ?
    ㅁㄴㅇ 2025.11.01 15:00 (218.*.202.*) 작성자
    멋있다 고마워
  • ?
    ㅇㅇ 2025.11.01 15:00 (218.*.202.*) 작성자
    그냥 이런글 읽으면 너무너무 부럽다...왜냐고??? 허리아프고 다리저려서 하루하루가 지옥인 나한테는 다른걸 생각할 여력조차도 없고, 이런 한가한 생각 하는것조차도 사치거든 또 하루를 견뎌나가려면.....나도 안아팠다면 이런 행복한 글 읽고 동기부여도 받고, 행복감도 느끼고, 자신감 가져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것 같다 안아팠다면.....하지만
  • ?
    학도 2025.11.01 15:00 (218.*.202.*) 작성자
    세상을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고 살아가려 노력하면 누굴 깔보거나 누굴 질투하는 일도 자연스레 덜해질 것 같다. 고맙다 도움 많이 됐음
  • ?
    12 2025.11.01 15:00 (218.*.202.*) 작성자
    진짜 좋은 글이네요. 각자의 세계에서 빠이팅 해 봅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화제의 글 로입 v.s 소키우기 어그로 아닙니다 5 new ㅇㅇ 2025.11.05 0
화제의 글 로스쿨 다니면서 뭐 병행하려는 새1끼들은 나가 뒤져라;; 10 new ㅇㅇ 2025.11.05 0
화제의 글 내 로스쿨 2년을 돌아보며 끄적끄적 두서없이 낙서 10 newfile ㅇㅇ 2025.11.05 0
화제의 글 로스쿨 생활 1년 후기 17 new ㅇㅇ 2025.11.05 0
화제의 글 로입 도전을 망설이는 애들아 6 new ㅇㅇ 2025.11.05 0
1496 아래 외대 고민하는 고3붕이에게 진지하게 조언 한 마디 5 new ㅇㅇ 2025.11.02 2
1495 제주로 최초합>>설연고성 노답 예비받은 로붕이 5 new ㅇㅇ 2025.11.02 3
1494 이래서 좋은 로스쿨 가라는거다 5 new ㅇㅇ 2025.11.02 3
1493 인하로고 부로고 뭐가 중요하냐 new ㅇㅇ 2025.11.02 1
1492 350받냐고 물어본게 왜 도배야.. 1 new ㅇㅇ 2025.11.02 2
1491 너네 대학갈때 지방대 고려했었냐? 4 new ㅇㅇ 2025.11.02 4
1490 현실적인 변호사 페이 new ㅇㅇ 2025.11.02 3
1489 To basoo or not to bansoo that is.. 5 new ㅇㅇ 2025.11.02 2
1488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하는 듯 2 new ㅇㅇ 2025.11.02 2
1487 인간이 참 간사하다고 느끼는게 4 new ㅇㅇ 2025.11.02 1
1486 그래도 여길 보고 나만 로스쿨입시에 아둥바둥했던게 아니란걸 알게됐음 10 new ㅇㅇ 2025.11.02 3
1485 올해 합격자다. 공대생이 로스쿨 가는 이유.txt 10 new ㅇㅇ 2025.11.02 2
1484 성로자교합 표본 14 newfile ㅇㅇ 2025.11.02 2
1483 나이어린 무정성 s1ky들은 원광 꼭 써라(본인 경험담) 8 new ㅇㅇ 2025.11.02 3
1482 변시 5개 기준 다 모아봄 9 newfile ㅇㅇ 2025.11.02 4
1481 슬슬 마냥 기쁜것도 끝이네 4 new ㅇㅇ 2025.11.02 2
1480 로스쿨 합격한 로붕이들 축하한다 3 new ㅇㅇ 2025.11.02 2
1479 로스쿨생이나 변호사들이 왜 신포도충한테 딱히 3 new ㅇㅇ 2025.11.02 2
1478 저정량 최초합 합격이 원래 ㅈ간지 아니냐? 5 new ㅇㅇ 2025.11.02 0
1477 확실히 지가 못날수록 열등감이 심하네 3 new ㅇㅇ 2025.11.02 4
1476 곱씹을 수록 단국대에서 연로 가신 분이 5 newfile ㅇㅇ 2025.11.02 2
1475 올해 로입 3대 떡밥 이제 다 풀림 1 new ㅇㅇ 2025.11.02 0
1474 정리하자면 이거임? 10 new ㅇㅇ 2025.11.02 4
1473 떨어지고 고정량탈 자교타령 학벌타령하는 애들 필독 2 new ㅇㅇ 2025.11.02 2
1472 (자료) 이번 성로 합격자 표본 일부.txt 6 new ㅇㅇ 2025.11.02 2
1471 로붕이들아 여전히 합격자의 다수는 1배수 내에서 2 new ㅇㅇ 2025.11.02 1
1470 니들 자소서, 면접 너무 두려워하는데 그럴필요없음. new ㅇㅇ 2025.11.02 1
1469 학벌 아쉬운 사람들 잘 생각해라 마냥 반수하지말고 4 new ㅇㅇ 2025.11.02 4
1468 성대 학부 고로합 표본 5 new ㅇㅇ 2025.11.02 2
1467 경북로=지방의 서강로다 9 new ㅇㅇ 2025.11.02 3
1466 나는 차라리 떨어진게 부산로라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2 new ㅇㅇ 2025.11.02 2
1465 9급 일1행 제주로 붙었다ㅏㅏㅏㅏ 7 new ㅇㅇ 2025.11.02 5
1464 밑에 제주합했다는 놈 봐라 3 new ㅇㅇ 2025.11.02 5
1463 리트 공부방법 4 new ㅇㅇ 2025.11.02 4
1462 경북 가 50대 받고 술 들어감 10 new ㅇㅇ 2025.11.02 2
1461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 3 new ㅇㅇ 2025.11.02 3
1460 인설미니 탈 지거국 합인데 20 new ㅇㅇ 2025.11.02 2
1459 나도 붙었다... 7 new ㅇㅇ 2025.11.01 28
1458 (전문가) 이번 입시 분석해준다 2 new ㅇㅇ 2025.11.01 7
1457 불합 표본 공개하고 감 11 new ㅇㅇ 2025.11.01 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68 Next
/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