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하고 너무 힘들었음
그래도 2학년 때부터 장학금도 받고 나름 성실하게 보냈음
후배 중에 나와 같은 비법출신이 법학공부에 어려워해서 1:1 과외 비슷하게 계속 알려줌
걘 재시에 붙었는데 마지막 시험 전날까지도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봄
그 후에도 실무 때 막히는 거 있으면 수험 중인 나한테 연락해서 물어봄
내 시간 뺏기는 거지만, 어차피 나도 실무 나갈 때 도움될 거라 믿고 성실히 알려줌
밑에도 썼지만 공부법의 잘못인지 나는 오탈함
그 후배가 위로 해주겠다며 나오라함
문제 가르쳐줄 때 전화나 이메일로 자주 연락했었지만 실제로는 2년 만에 보는 것이었음
술 마시며 신세 한탄하는데
갑자기 그 놈이
"형이 그러니까 떨어졌죠. 자만하는게 문제에요. 형만큼 법 아는 사람은 법무사 수험생에도 널렸어요."
난 자만한 적도 없고
있다 쳐도 몇년 동안 나한테 법 물어 본 건 뭔지?
라이센스 없다고 지난 과거가 모두 부정되는 것 같아서 술이 확 깼음
그래도 내 실력을 가까이서 봐서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라 믿었는데......
내가 순진했던 걸까
내가 법원 5급에 붙으면 그 후배놈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변시 응시자격 박탈은 허탈함에 불과하지만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감까지 불러왔음
복수심인지 오기인지 나를 증명하고 싶은 욕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에 더 미친듯이 공부하는 중
나는 변한 게 없는데 세상이 자꾸 변하는 것 같아서 무섭다